시인양진이 2012. 12. 6. 14:23

끝끝내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- 정호승 



헤어지는 날까지 
사랑한다는 말 한마디 하지 못했습니다. 
헤어지는 날까지 
차마 
사랑한다는 말 한마디 하지 못했습니다. 
그대 처음과 같이 아름다울 줄을 
그대 처음과 같이 영원할 줄을 
헤어지는 날까지 알지 못하고 
순결하게 무덤가에 
흰 싸리꽃만 꺾어 바쳤습니다. 
사랑도 지나치면 사랑이 아닌 것을 
눈물도 지나치면 눈물이 안닌 것을 
헤어지는 날까지 알지 못하고 
끝끝내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 하지 못했습니다. 
끝끝내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 하지 못했습니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