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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추천시, 좋은시] 사람들은 왜 모를까 -김용택

시인양진이 2011. 9. 15. 01:48


사람들은 왜 모를까  -김용택

 



이별은 손 끝에 있고

서러움은 먼데서 온다

강 언덕 풀잎들이 돋아나며

아침 햇살에 핏줄이 일어선다



마른 풀잎들은

더 깊이 숨을 쉬고

아침 산그늘 속에

산벚꽃은 피어서 희다



누가 알랴 사람마다

누구도 닿지 않은

고독이 있다는 것을



돌아앉은 산들은 외롭고

마주 보는 산은

흰 이마가 서럽다



아픈 데서

피지 않은 꽃이 어디 있으랴

슬픔은 손 끝에 닿지만

고통은 천천히 꽃처럼 피어난다



저문 산 아래

쓸쓸히 서 있는 사람아

뒤로 오는 여인이

더 다정하듯이

그리운 것들은 다 산 뒤에 있다



사람들은 왜 모를까

봄이 되면

손에 닿지 않는 것들이

꽃이 된다는 것을



 

마치 알퐁스 도데의 별을 보는듯한
시 한편이다..

"별님 하나가 그만 길을 잃고 헤매다가 지친 나머지, 내 어깨에 내려 앉아 고이 잠들어 있노라고.."

공자님이 사십에 불혹하였다고 하셨는데..
왜 사람들은 모를까?